우루무치 유혈사태 선동 혐의
토티교수,홍콩 언론과 인터뷰
위구르족 출신으로 우루무치 유혈 사태를 선동했다는 이유 등으로 연금 상태에 있던 중국 베이징(北京) 중앙민족대 경제학과 일함 토티 교수(39·사진)가 23일 풀려난 지 이틀 만에 다시 반(半)연금 상태에 놓였다고 홍콩의 ‘프리 라디오 아시아(FRA)’가 최근 전했다. 그는 FRA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붙잡혀 가면 연락이 되지 않고 사형선고를 받을지도 모른다”며 다소 절박한 심정으로 그동안의 연금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듯 “나는 개미목숨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에 연금됐던 인물이 그 경위와 심정을 직접 털어놓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신변에 큰 위험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FRA 웹사이트에 올려진 그와의 문답.
―올해 7월 5일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7·5 우루무치 사태’ 이후 7월 8일 갑자기 가족과 함께 소식이 끊겨 실종 상태가 됐다. 연금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여름휴가’를 갔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부근의 호텔에서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지냈다. 이를 휴가라고 할 수 있나. 데려가는 과정에 아무런 법률적인 절차가 없었으며 심지어 구두로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억류 과정에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조사할 때도 있었지만 가혹행위는 없었다. 다만 전화와 인터넷 등을 모두 쓸 수 없어 가족과 잡담하며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어떤 조사를 받았나.
“그들은 사실상 지난해 5월부터 나를 조사했다. 이번에는 내 컴퓨터까지 모두 가져갔다. 우루무치 사태와 관련해 선동혐의를 찾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어차피 위법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의 문제이고, 고위층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다시 조사할 것 같다.”
23일 풀려난 그는 24일 밤 FRA와 방문인터뷰를 한 뒤 이튿날인 25일부터 다시 감시원이 집에 배치돼 반연금 상태에 들어갔다. FRA는 25일 새벽 수차례 전화 끝에 다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시 연금 상태인가.
“집 안에 감시원이 한 명 있다. 내가 다시 잡혀가면 재판을 받아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개미목숨이지 않은가. 이는 미래의 일이고, 인생은 이런 것 아닌가. 나는 이상주의자이고 그래서 이런 상황인 것 같다.”
―그럼 자유의 몸이 된 것은 겨우 이틀인가.
“그렇다. 그런 데다 다시 연락이 안 될지 몰라 나도 언론에 몇 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떤 폭력행위에도 가담한 적이 없으며,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독립에도 반대한다. 56개 민족이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한다. 이 같은 견해 때문에 세계위구르회의에서도 나를 비난한다. 다만 위구르족이 중국 법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한족만의 나라가 아니다.”
토티 교수는 자신이 다시 조사를 받으면 무슨 죄라도 뒤집어쓰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