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개봉한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아마겟돈’과 ‘딥임팩트’는 모두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소행성의 지구 충돌에 대한 공포를 그렸다. 두 영화에서 지구의 영웅들은 소행성 충돌을 막기 위해 핵폭탄을 사용하지만 실제론 좀 다를 것 같다.
영국 과학자들이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막기 위해 개발한 우주선 ‘중력 견인차(gravity tractor)’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주변의 물체들에 작용하는 중력을 갖는다”는 물리학의 기본 법칙을 이용한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 전했다.
10t 무게의 이 우주선은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소행성이 실제 발견될 경우 이를 막기 위해 발사된다. 우주선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궤도를 서서히 벗어날 수 있도록 소행성 상공 약 49m에서 자신의 궤도를 수년에 걸쳐 조정하면서 소행성을 밀어낸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소행성 등이 영화에서처럼 인류에 위협이 될 정도로 지구에 다가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역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우주 공간에서 지구에 접근하는 모든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현재까지 지구 주위에 도시 하나를 망가뜨릴 만한 크기를 가진 소행성은 10만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NASA가 지금까지 찾아낸 것은 6363개.
1908년 시베리아 툰구스카 호수 상공에서 축구장 크기만 한 소행성이 폭발했을 때 약 1994km²의 숲이 파괴됐고 2036년에 또 한 번의 소행성 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지구근접물체정보센터의 케빈 예이츠 프로젝트 매니저는 “소행성을 어떻게 막을지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가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