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신호탄 쏠까” 中 4중 전회에 촉각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 공산당 17기 4차 전체회의 15~18일 열려
올 하반기-내년 경제정책 방향 큰 그림 드러날 듯
시진핑 군사위 부주석 임명땐 사실상 ‘후계’ 확정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12일 건국 60주년(10월 1일)을 기념하는 에어쇼 리허설이 진행됐다. 전투기 34대가 편대를 구성해 톈안먼(天安門) 상공을 갈랐다. 앞서 6일 밤 2차 종합예행연습에서는 탱크와 장갑차 미사일도 처음 선보였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진행될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 전회)’는 이런 국가적인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대응 방안은 세계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4중 전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군사위 부주석 임명 여부도 관심사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5세대 권력의 향방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

○ 5세대 권력의 향방 가늠자

후 주석은 1999년 제15기 4중 전회에서 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돼 장쩌민(江澤民) 주석을 잇는 1인자로 ‘사실상’ 확정됐다. 시 부주석은 2007년 가을 열린 제17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후 주석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단 계열로 당시까지 ‘리틀 후’로도 불렸던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제치고 서열도 앞섰다. 시 부주석이 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되면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태자당 계열이 처음으로 중국 권력의 최고 위치에 오르게 된다. 중국 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쉬유위(徐友漁) 연구원은 “태자당의 득세 분위기가 높아가고 있어 시 국가부주석의 군사위 부주석 임명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 부주석은 후 주석처럼 ‘덩샤오핑(鄧小平)의 낙점’과 같은 ‘보검(寶劍)’이 없어 아직 ‘경쟁 중’이다.

또 최근 경제 위기로 중국 지도부가 권력구조 개편 등 ‘비 민생’ 사안이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아직 권력 승계에 대한 내부 정리가 안 돼 있는 등의 이유로 이번에 시 부주석이 임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 중국의 경제위기 대처에 세계 경제가 울고 웃는다

과거 중국 공산당의 4중 전회 때는 주요 인물의 선출 등 인사 관련 이슈가 많은 반면 경제 문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4중 전회에서는 다소 이례적으로 경제 이슈가 집중해서 다뤄진다. 세계가 중국의 4중 전회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위기 이후 미국 경제의 위상이 낮아지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이 발표하는 경제 지표 하나하나가 중요한 때가 됐다.

중국 지도부는 중국 경제가 금융위기로부터 차츰 벗어나고 있지만 내수 촉진 등의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8.0%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4중 전회에서는 중 지도부가 파악하는 중국 경제의 현실과 올 하반기 및 내년 경제에 대한 정책 방향의 큰 구도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중 지도부는 아직은 내수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바꾸는 등 이른바 ‘출구전략’을 실행할 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 건국 60년의 영광 속 ‘화해’의 과제도 커져

중국은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에 10만 명 이상의 학생과 일반인 등 군중을 동원해 대규모 축하 행사를 개최한다. 군 열병식도 건국 이래 최대 규모로 치를 예정이다. 베이징리궁(北京理工)대 후싱더우(胡星斗) 교수는 “4중 전회와 6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새로운 60년에 대한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7월 우루무치 유혈시위에 이어 최근 주사기 테러가 발생하는 등 후 주석이 주창하는 조화사회를 위협하는 요소들도 잇따라 이에 대한 대응원칙과 방향을 세우는 것도 이번 4중 전회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개혁과 반부패도 이번 4중 전회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미 지방 당 조직에서 시작된 당서기 직선제와 차액선거(간부 후보자가 당선자보다 많은 선거) 등이 확대될지가 관심거리다. 또 공직자 부패 방지를 위해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 도입 여부도 주목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제17기 4중 전회::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를 뜻한다. 5년마다 열리는 당 전체대회 중간에 열린다. 전체 당원(지난해 말 7593만 명)이 대표(전국대표대회 대표 2200여 명)를 뽑고 이들이 중앙위원과 후보위원(2007년 제17차 당대회 직후 각각 204명과 167명 등 총 371명)을 뽑는다. 이들이 매년 한두 차례 중앙위 전체회의를 열고 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뽑고 중요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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