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총리, 다시 대통령 출마하나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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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와 논의 결정”
대통령 복귀 가능성 시사

‘러시아의 실세’로 통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사진)가 대통령직 복귀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11일 외국 언론인과 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누가 출마할지를 함께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 두 사람은 정치적 견해가 같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서로 경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총리는 이어 대선후보 결정에는 △러시아가 처한 상황 △자신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공약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의 요구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러시아당은 푸틴 총리가 이끌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푸틴 총리가 예전처럼 자신의 출마 가능성을 손쉽게 부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며 “대통령직 복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알리기 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하며 2008년까지 8년 동안 권좌를 지킨 푸틴 총리는 3선 연임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인 메드베데프 당시 부총리에게 대통령 자리를 물려주고 총리로 물러났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2인자로 물러난 뒤에도 여전히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고 가장 힘이 센 정치인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반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점진적 개혁 등 차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약체 대통령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WSJ는 대통령 임기를 종전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한 헌법 개정에 따라 푸틴 총리가 2012년 대선에서 이길 경우 한 번 연임을 포함해 최대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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