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고개숙인 美 포르노밸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年 60억달러 매출 반토막
‘섹스不敗’ 옛말… 폐업속출

최근 미국의 성인용 음란물(포르노) 제작업체들은 인터넷 다운로드 사이트에 자사의 영상물을 올려 돈을 받고 판 한국 누리꾼 수만 명을 한국 검찰에 잇달아 고소했다. 포르노 영상의 불법 업로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미국 업체가 지금 법적 대응을 하는 이유는 뭘까.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2일자)는 미 포르노산업의 유례없는 불황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쪽의 샌페르난도 계곡은 이른바 포르노산업의 실리콘밸리, ‘포르노밸리’로 불린다. 과거 ‘섹스 불패(不敗)’ 신화를 자랑했던 이곳의 포르노산업이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에 맥을 못 추고 있다. 미 포르노산업 전문지 ‘어덜트비디오뉴스’의 마크 컨스 편집장은 “경제위기 전인 2007년 6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에 이르던 미국 포르노산업의 전체 매출이 지난해 30∼50%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매출이 80%까지 감소한 업체도 수두룩하다.
포르노밸리에서는 2007년까지 한 해 5000∼6000편의 ‘작품’이 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이곳에서 제작된 작품은 3000∼4000편에 불과하다. 문을 닫은 제작사도 많고 업체 간 합병도 잦다. 1200여 명의 포르노 배우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이성 간 성교 장면을 찍을 때 예년에는 1000달러(약 120만 원)를 받던 여배우들이 이제는 800달러(약 97만 원)가 최고다. 같은 장면에서 보통 500달러(약 60만 원)를 받던 남성 배우는 300달러(약 36만 원)를 받으면 운이 좋은 편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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