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적 위키피디아와 달리 경험따른 주관적 견해실어
‘2MB’는 ‘李대통령 별명’ 김정일은 ‘독재자-멍청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뢰밭의 고향’은 한국(Korea)?
미국의 인터넷 속어사전인 ‘도시사전(Urban Dictionary)’에서 ‘Korea’를 치면 가장 먼저 보이는 뜻풀이다. 10년 전 미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 신입생 에런 페컴 씨가 만든 도시사전은 매달 방문자가 1500만 명을 넘고 이 가운데 80%는 25세 이하다. 하루 1000여 건의 속어와 신조어가 올라오며 지금까지 등재된 단어만 420만여 개나 된다. 페컴 씨는 7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립적 관점을 추구하는 위키피디아와 우리는 정반대”라며 “모든 단어가 개인의 경험에서 얻은 자신만의 관점에서 쓰였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한국에 대한 설명은 정확하다기보다는 25세 이하 미국 젊은이가 갖는 이미지에 더 가깝다. 한국에 관한 14개 설명 대부분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많이 하는 아시아 국가’라는 풀이도 눈에 띈다. ‘남한(South Korea)’을 치면 10개가 나온다. 정식 사전적 설명 사이사이에 ‘아시아 어떤 나라보다 예쁜 여성이 많은 나라’ ‘휴대전화에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을 쏟아붓는 한국인’ 등 주관적 견해도 들어 있다. ‘북한(North Korea)’에 관한 12개는 모두 부정적이다. ‘종교와 언론 자유가 억압되고 국민 다수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국가’ ‘집단수용소가 있는 유일한 나라’ ‘전깃불이 없어 18세기 방식으로 불을 켜는 나라’로 묘사되는가 하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휴가지’라는 반어법조의 설명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 등재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광우병 파동 때 인터넷 등에서 조롱조로 떠돌던 ‘2MB’라는 말이 ‘이 대통령의 별명’이라고 풀이됐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관한 5개의 설명은 대부분 오명(汚名)이다. ‘키높이신발을 신는 꼬마(midget)’ ‘국민은 굶주리는데 코냑을 마시고 바닷가재를 먹는 독재자’ ‘멍청이(jackass), 하지만 배짱(guts)은 있다’ 등이다.
‘서울’은 ‘거대 수도치고는 놀랄 만큼 안전하고 친절한 도시’라는 긍정적인 설명과 함께 ‘외국인혐오증 환자로 가득 찬 도시’라는 악의적 설명이 공존한다. ‘김치’는 담그는 법, 재료 등을 소개하는가 하면 ‘한동안 짜증나게 쫓아다니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인을 모욕하는 말’이라는 ‘김치 도그(dog)’,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붙이고 쪼그려 앉는 자세’를 뜻하는 ‘김치 스콰트(squat)’, ‘한국 대중문화에 심취해 한국을 동경하는 사람’인 ‘김치 워너비(wannabe)’ 등 파생어도 있다. ‘동해(East Sea)’는 엉뚱하게도 ‘한국의 보신탕 체인점’ ‘성형수술을 뜻하는 은어’ 등으로 소개됐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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