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온실가스 해법은 정치적 자유 확대”

  • 입력 2009년 9월 18일 02시 58분


에너지 소비구조 바꾸지 않으면 2050년 170억t 배출
2007년 배출량의 3배… 상명하달식 정책으론 한계

중국 경제가 지금처럼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해 계속 가파르게 성장한다면 2050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AP통신이 ‘2050년까지 중국의 저탄소 개발 방안’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 등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에너지 소비 증가속도가 계속 유지될 경우 지구온난화를 불러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50년경 170억 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60%가량으로 2007년 중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배에 가깝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전망치를 근거로 “현재와 같은 경제 개발이 지속된다면 중국의 화석연료 소비규모는 충격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석탄은 2050년경 1000억 t 이상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지난해 지구 전체는 161억 t의 석탄을 썼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중국이 탄소배출 감소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비율과 원자력 발전을 크게 늘리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무원 발전연구센터가 작성한 ‘2050 중국의 에너지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에너지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면 2020년경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2030년경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엄격하게 강화된 저탄소 정책을 적용할 경우 2050년경 탄소 배출량을 140억 t까지 줄일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중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면 심각한 지구온난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국에 가장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동해 연안의 해수면이 높아져 해안도시가 물에 잠길 위험이 있고 이미 가뭄 피해를 본 내륙 농촌지역의 물 부족 사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지금처럼 중국 정부가 상명하달식 정책을 고집하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날 브루스 길리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교수(정치학)의 기고를 통해 “정치적 자유의 확대가 중국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이라고 전했다. 길리 교수는 “중국 중앙정부가 진실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인민들이 자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정치적 자유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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