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글렌 벡!

  • 입력 2009년 9월 19일 03시 03분


“폭스뉴스 토크쇼 진행자인 글렌 벡을 무서워하는 두 사람은? 첫 번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고, 두 번째는 러시 림보이다.”(마크 매키넌·미국 공화당 미디어 전략가)

미국의 폭스뉴스 토크쇼 진행자인 글렌 벡(45)이 미 보수주의 진영의 새로운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최근 벤 존스 백악관 녹색일자리 고문이 과거 급진운동에 몸담았던 경력을 폭로해 사임하게 만든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타운홀미팅 시위와 보수주의자들의 워싱턴 시가행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시가행진 당시 CNN 생중계 화면에서 보수주의 시위대들은 “글렌 벡!”을 외쳐댔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28일자) 커버 인물로 벡을 선정했다. 그는 한때 알코올의존증 환자였으며, 라디오 팝 음악 프로그램의 디스크자키 출신으로 9·11테러 이후 정치평론가로 변신했다. 타임은 “벡은 대중의 공포와 의심을 가장 잘 이용할 줄 아는 사업가이자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묘사했다.

미국 전역의 400여 라디오 방송국에서 벡의 방송을 듣는 사람은 800만여 명이며, 그의 웹사이트 방문객은 한 달에 500만 명에 이른다. 또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두 차례 1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작가이기도 하다.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는 벡의 지난 1년간의 수입이 23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매체 뉴스맥스의 크리스토퍼 루디 회장은 “벡은 이 시대 보수주의 진영의 ‘No.1 포퓰리스트”라며 “그의 부상은 1990년대 러시 림보를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7일 “대선 이후 한때 공화당의 ‘지도자’로 떠오르기도 했던 림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바마 정부를 공격한다면, 벡의 독설은 좀 더 구체적인 인물을 타깃으로 하며, 정보력과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더욱 강력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벡이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얼굴이 될 것이냐는 데 대해서는 폴리티코나 타임 모두 회의적이다. 타임은 “벡의 토크쇼는 멜로드라마처럼 자극적이며 매혹적이다”며 “그러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곧 고장 난 기차처럼 통제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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