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오바마… 저기도 오바마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2분


휴일 TV대담프로 싹쓸이… 건보개혁 지지 호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미디어 총력전에 나섰다. 일요일인 20일 하루에만 ABC NBC CBS CNN방송과 히스패닉 전문 채널인 ‘유니비전’에 출연한 데 이어 21일엔 토크쇼인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서 건보 세일즈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프로그램에서 건보 개혁이 중산층 이하의 세금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반대파의 주장을 반박하며 자신이 추진하는 개혁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아프가니스탄 전략이나 경제 문제,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폐기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건보 문제에 집중됐다. 그는 유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반대파는 정치적인 이유로 (내가 추진하는 개혁의) 그 어떤 것도 지지하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겹치기 출연’에 대한 정치권과 미디어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인터뷰 내용이 기존에 나온 것과 다를 게 없었고, 6개 프로그램의 인터뷰 스타일까지 비슷해 지루한 반복에 그쳤다는 것. 개혁 반대파의 공격이 인종주의로 비화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 그가 “인종 때문에 나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물론 있죠”라며 자문자답식으로 답변을 풀어나간 방식까지 거의 똑같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꼬집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디어 맹공에도 불구하고 22일 상원 재무위원회에 상정되는 건보개혁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은 사람들이 별로 사고 싶지 않은 것을 세일즈하고 있다”고 냉소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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