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의 워싱턴대는 해외 한국학 연구의 선도기관이다. ‘한국학의 대부’로 불리는 고(故) 제임스 팔레 교수, 1980년대 한국 대학생의 열독서인 ‘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브루스 커밍스 현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1970, 80년대 워싱턴대에서 한국학을 가르쳤다. 미국의 한국학 전공교수 대부분이 팔레 교수의 제자였을 때도 있었다.
워싱턴대의 한국학 과정은 교내 국제관계 및 지역학 연구 전문대학인 잭슨스쿨 안에 있다. 팔레 교수도 잭슨스쿨에 몸담았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잭슨스쿨은 국제관계 분야에서 미국 대학 랭킹 16위에 오를 정도로 전통과 실력을 두루 갖췄다. 국내 대학과 한국학 연구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방한한 잭슨스쿨 학장 아난드 양 교수(60·사진)는 지난달 30일 기자와 만나 “미국에서의 한국학 연구는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잭슨스쿨의 한국학 수강 열기는 대단하다”며 “한국어 기초 과정을 듣는 학생이 75명이나 되고, 한국문화 과정에 대한 학생의 관심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탁월한 인도사(史) 및 아시아사 전문가로 2006년 미 아시아학회(AAS) 회장을 지낸 양 학장은 “아시아가 세계의 주요한 파워로 떠오른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그리고 한국 및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의 경제적 정치적 성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지난해 닥친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해소하고 있는 것도 바로 아시아라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에서 유럽연합(EU) 같은 정치적 경제적 지역통합체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보면서 “불편한 역사를 공유한 한국 일본 중국이 이제는 미래라는 관점에서 지역통합 문제를 다뤄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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