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류치(劉淇) 베이징(北京) 당서기의 개회 선포에 이어 톈안먼(天安門) 광장 남쪽의 정양먼(正陽門) 좌우로 도열한 56문의 포가 28문씩 교대로 60차례에 걸쳐 축포를 쏘아 올리며 행사가 시작됐다. 톈안먼 광장을 가득 메운 8만 명의 초중고교 학생들은 ‘국경(國慶)’이라는 대형 글씨를 연출했고 광장에 도열한 1500명의 군악대, 2400명의 합창단, 130명의 민족 타악기 연주대의 우렁찬 연주와 노래가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중국, 세계의 동방에 우뚝 설 것”
축포가 울린 후 광장 인민영웅기념탑에서부터 오성홍기를 든 병사들이 ‘정식 걸음’(무릎을 굽히지 않고 쭉 뻗어 걷는 걸음)을 169번 걸으면서 경건한 행진으로 국기 게양대로 다가갔다. 이윽고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오성홍기가 높이 솟았다. 정식걸음 숫자 ‘169’는 중국이 1840년 아편전쟁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걸어온 굴곡의 세월을 나타낸다.
열병식을 마치고 다시 성루로 올라온 후 주석은 “건국 60주년을 맞은 중국은 지난 100여 년간 피로 목욕을 할 정도의 고난을 거치며 중국 혁명에서 승리를 거두었다”며 “미래의 중국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군 분열식에는 56개 민족을 상징하는 56개 부대가 참여했다. 장비 분열식에서 소개된 전투기 젠(殲)-11은 일부 스텔스 기능이 있으며 속도가 마하 2.35(F-15는 마하 2.5)로 미국 F-15와 성능이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지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최신 기종이다. 러시아 수송기 IL-76을 개조한 조기경보기 2000(KJ-2000)과 또 다른 조기경보기 KJ-200 등도 처음 선보였다. 이날 에어쇼에서는 12개 편대 151대가 9분여 동안 창공을 가르며 오색연기를 내뿜었다. 전투기들은 상공 250∼600m로 저공비행하면서 전투기간 거리 20m, 고도차는 1∼2m에 불과해 고난도 비행기술을 보여줬다고 베이징의 군 소식통은 분석했다. 중국 군 당국은 이날 선보인 조기경보기 등 52개 종류의 무기 중 90%는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건국 60년 성과를 세계에 과시
군 분열에 이어 진행된 10만 군중의 행진에서는 먼저 건국연도 숫자인 1949명이 지금까지 경축 기념식에 등장한 것 중 가장 큰 600m²의 오성홍기를 들고 지나갔다. 이어 대규모 방진(方陣·네모꼴 대형) 행렬 60개가 1시간가량 창안제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행진했다.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에 이어 후 주석까지 네 명의 전현직 지도자의 대형 사진과 육성 녹음이 창안제를 지나가자 행사장을 메운 약 20만 군중이 함성을 질렀다.
광장의 학생들은 각 지도자가 내세운 ‘개혁개방’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 등을 글씨로 연출했다. 지도자들 다음으로 ‘신농업발전’ ‘민주정치’ ‘의법정치’ ‘체육발전’ ‘소수민족 단결’ 등을 주제로 한 방진 행렬의 행진이 이어지고 행진 참가자들은 갖가지 춤과 무용, 동작 등을 통해 주제를 연출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중국의 광역지자체인 31개 성·시 자치구의 특징을 요약한 차량 행렬이 지났다.
○ 야간 경축 공연, 안전 비상
이날 오후 8시 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장이머우(張藝謀) 총감독의 축제에는 6만 명가량이 참석했다. 행사 중에는 ‘엄숙한 인민대회당’ 지붕 위 공연도 있었다. 남녀 인기가수 두 쌍 중 랴오창융(廖昌永)과 탄징(譚晶)이 ‘오늘은 너의 생일, 나의 중국’을, 청룽(成龍)과 류위안위안(劉媛媛)이 ‘국가’라는 노래를 불렀다.
당국은 이날 행사 안전을 위해 행사장 반경 200km 범위에서 모든 비행을 금지하고, 행사를 전후한 3시간 동안 수도 공항의 여객기 이착륙도 금지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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