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건강보험 개혁안이 13일 미 연방상원 재무위원회 표결에서 찬성 14 반대 9로 가결됐다.
이로써 건강보험 개혁 입법화 작업은 가시권에 들어섰으며 당초 목표대로 연내 법안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원 재무위는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본회의에서 다뤄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으로, 재무위를 통과함으로써 상·하원의 상임위 단계의 모든 심의절차는 마무리됐다. 재무위를 통과한 법안은 이미 하원 상임위와 상원 보건위를 통과한 법안과 합쳐져 막판 조율을 거쳐 상하원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재무위를 통과한 법안은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 의원 주도로 마련된 것으로, 향후 10년간 정부가 8290억 달러의 재정지원을 통해 건강보험 수혜대상을 전 국민의 94%까지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진보성향 의원들이 입법화를 주장해온 퍼블릭 옵션, 즉 정부가 공영보험제도를 도입해 민간보험회사와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보험료를 낮추는 방안은 재무위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재무위 표결에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 13명 전원이 찬성했고, 공화당 의원 10명 가운데 올림피아 스노우(메인)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 소속의 스노우 의원이 찬성표를 던짐에 따라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민주당이 야당의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에 구애받지 않고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안정 의석인 60석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노우 의원은 그러나 "오늘 던진 찬성표는 단지 오늘의 투표일 뿐"이라며 "내일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 투표에 임할지 모른다"고 말해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는 법안에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공화당 스노우 의원의 지지표를 확보로 그동안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온 민주당의 일부 중도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서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대선 유세 때 전국민 건강보험 혜택을 공약으로 제시한 이후 100년 가까이 보편적인 건강보험 제도 도입을 위한 숱한 노력이 시도됐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날 상하원의 상임위 단계에서 건강보험 개혁법안 심의 작업이 모두 완료됨으로써 100년 가까운 미국 건강보험 개혁의 역사에서 보편적 건강보험 시행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는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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