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미 볼리비아 라파주의 티와나쿠가 서툰 새 단장으로 문화유산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텔레그라프 등 외신이 20일 보도했다.
고대 안데스 문명 유적지로 2000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티와나쿠가 론니 플래닛과 같은 여행서에서 '초라하다'는 평을 받자 당국은 나섰다. 티와나쿠의 아카파나 피라미드를 재건축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 계획 자체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새로 단장한 피라미드를 점검한 고고학 전문가들은 아카파나 피라미드가 우스꽝스러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카파나 피라미드는 원래 돌을 쌓아 만든 것이 분명한데 볼리비아 당국은 흙벽돌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피라미드를 점검한 고고학자 호세 루이스 파즈는 "고고학적 검증은 하지 않고 피라미드를 지은 것 같다"며 "당시 피라미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관광객을 끌어 모을 생각만 한 결과"라고 말했다.
피라미드 벽면에 그려 넣은 그림도 문제가 됐다. 당시 피라미드에 그림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피라미드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매년 수천명의 관광객이 10달러의 입장료를 내고 티와나쿠에 방문하고 있지만 외관에만 신경 썼을 뿐 안전은 고려하지 않은 것.
현지 언론들은 "유네스코의 관계자들이 조만간 티와나쿠에 방문해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취소할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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