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스닥’ 공식 출범… 中 제2증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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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중국판 나스닥 증권시장
“IT벤처기업 새 도약기회”

23일 광둥 성 선전의 오대륙호텔에서 열린 중국판 나스닥 증권시장인 차스닥 현판식. 중국에서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력을 지닌 벤처기업들이 발굴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통신
23일 광둥 성 선전의 오대륙호텔에서 열린 중국판 나스닥 증권시장인 차스닥 현판식. 중국에서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력을 지닌 벤처기업들이 발굴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통신
중국판 나스닥 증권시장인 차스닥(중국명 촹예반·創業板)이 23일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에서 현판식을 갖고 출범해 30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 1990년 12월 선전 및 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지 19년 만에 중국에서 제2증시 시대가 열렸다. 신화통신은 “차스닥 개장은 중국 자본시장 발전사에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상푸린(尙福林) 주석은 현판식에서 “차스닥은 과학기술 혁신 및 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한 필요에서 탄생한 것”이라며 “차스닥 출범으로 기술력은 높으나 자본이 부족했던 정보기술(IT) 중소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감위 산하 차스닥 상장심사위원회에서 상장 승인을 받은 중소 벤처기업은 149개지만 이 중 28개 기업만이 1차로 상장됐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첫 상장 기업들은 순이익 증가율이 100%를 넘는 기업이 4개 이상이나 되는 등 우량 기업들로 알려졌다. 5억1700만 위안을 공모한 러푸(樂普)의료기계의 영업이익은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153% 증가했으며, 5억300만 위안을 공모한 선저우타이웨(神州泰岳)는 같은 기간 650%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신주 발행 물량은 약 6억400만 주에 공모자금은 155억 위안에 이르며 개설 계좌 수는 900만 개가 넘는다. 세계 및 중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시점에 차스닥이 개장돼 순조로운 출발이 예상된다.

하지만 과열 우려도 없지 않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상장 28개사의 주가이익비율(PER·현재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비율)은 평균 57배(주가는 공모가, 수익은 2008년 기준)로 상하이 증시의 30배 또는 미국 나스닥의 36배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만큼 거품 가능성이 있으며 개장 초기 조정 과정이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광다(光大)증권 관계자도 “수익률에 비해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고시된 기업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신문망은 차스닥 상장사들이 성장성은 크지만 규모가 작고 발행 주식 수가 적어 ‘큰손’에 휘둘릴 수 있고, 대부분 주주들이 부자 형제 부부 등 혈연관계에 있는 민영기업이어서 내부 거래가 이뤄지면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광위안(馬光遠) 경제분석가는 “상장 기업이 대부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어서 성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차스닥은 아직 상·하한가 설정 등 제도적으로 증시 안정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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