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왜 항상 아빠를 찾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액설로드 백악관고문 “딸과 보낼 시간 적어 힘들다”
뇌전증 딸 질문에 설명도 못하고 한숨만 푹푹

데이비드 액설로드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과 부인 수전 씨가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는 딸 로런 씨를 앞세우고 찍은 가족사진.
데이비드 액설로드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과 부인 수전 씨가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는 딸 로런 씨를 앞세우고 찍은 가족사진.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54)이 “바쁜 업무 때문에 뇌전증(epilepsy)을 앓고 있는 딸 로런(28)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 때때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액설로드 고문은 25일 CBS 방송 간판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로런은 항상 내게 ‘왜 오바마 대통령은 항상 그렇게 아빠를 찾아요?’라고 묻는다. 하지만 딸에게 설명하기 힘들다. 이해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 부부가 온전히 로런과 함께 보낸 일주일이 있었는데 로런은 지금도 그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는 시카고의 발달장애인 요양시설에 사는 딸 로런 씨와 부인 수전 씨도 함께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개발된 치료약으로 로런의 발작을 진정시킬 수 있게 돼 너무나도 기쁘다. 수년 간 여러 가지 약물과 치료법으로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말했다.

부인 수전 씨는 인터뷰에서 태어난 지 7개월 된 로런이 처음 발작을 일으켰을 때의 충격을 떠올렸다. “로런을 끌어안았는데 갑자기 핏기 없이 온몸을 축 늘어뜨린 채 떨기 시작했다. 눈동자는 이미 돌아가 있었다. (나는)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정신없이 울면서 ‘아이들은 다 이렇죠. 원래 다 이런 거죠’라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아니라고 했다.” 수전 씨는 23가지나 되는 서로 다른 약물을 써 봤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로런 씨는 18세 때 뇌수술도 받았다.

수전 씨는 딸을 치료하면서 겪은 혼란과 경험을 가지고 뇌전증 치료 연구를 돕는 비영리 법인 ‘큐어(CURE)’ 설립에 관여했고 지금은 이 단체 회장을 맡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