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수렁탈출 해법 안보여”
오바마 “카르자이, 부패 끝내야”
미군 증파 놓고 고민 또 고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은 2일 재선이 확정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이에 앞서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카르자이는 합법적 지도자’라고 밝혔던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가 혼란스러웠지만 최종 결과가 아프간의 법에 따라 확정됐다고 말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은 역사의 새로운 장(章)을 쓰기 시작해야 할 때”라며 “부패 척결의 노력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을 재신임하겠지만 새롭게 구성되는 정부가 부패를 척결하고 선정을 펼치지 않을 경우 미국 대통령과 일반국민 정서는 아프간 국가 재건과 탈레반과의 전쟁에 더는 전폭적인 지원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분명히 전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3일자 사설에서 “탈레반의 전투력이 날로 강화되고, 미국의 아프간전에 대한 의욕이 급속히 감퇴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카르자이 정권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고 적었다.
대안 부재 속에 울며 겨자 먹기로 카르자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오바마 행정부에 미국의 전쟁전문가와 국제정치학자들은 “이제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전이 제시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제시한 3대 근본 질문은 △과연 미국이 아프간전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이 얻고자 하는 아프간전 ‘승리’의 의미는 무엇인가 △미국은 모든 무슬림권의 ‘실패 국가’를 위한 국가 건설에 나설 용의가 있는가 하는 질문이 그것.
럿거스대 사학과 수전 캐루더스 교수는 “불행히도 미국 행정부는 3가지 근본 질문에 정확한 목표 의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아프간전이 시간이 갈수록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무슬림의 테러조직을 완전히 와해할 능력과 시간, 정치적 자산도 없으며 이른바 ‘승리’를 위해 더 많은 젊은이의 피를 요구할 용기는 더더욱 없다는 것이 캐루더스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증파 결정을 선뜻 내리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증파 결정 시점은 12일부터 시작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중일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순방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미국 주요 인사들의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선거 관련 발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10월 19일) “우리의 전략은 아프간 대선 결과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11월 1일) “압둘라 후보의 결선투표 참여 거부가 선거의 합법성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선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11월 2일) “카르자이 대통령은 합법적인 대통령이다.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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