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주에 무기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4일 03시 00분


첫 공개선언…“우주전쟁은 필연”

중국이 우주 공간에 무기를 배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중국 공군사령관 쉬치량(許其亮) 상장은 2일 공군 창설 60주년을 앞두고 제팡(解放)군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주에 무기 배치를 포함해 무기체계 구축을 계획 중이며 이는 역사적으로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이 우주에 무기 배치 의사를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쉬 상장은 “각국의 군사력 경쟁은 대기권을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있으며 우주 공간을 통제하는 자가 군사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는 역사적으로 필연이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인민해방군도 우주 안전, 우주 이익, 우주 개발 등에 대한 개념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과 커지는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중국 공군의 발전은 국가 안전은 물론 지역 안정과 국제 평화 유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하늘과 우주 공간에는 국경이 없으며 오직 힘만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공군은 좀 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해 중국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해외의 목표물에 대해서도 타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쉬 상장은 “장거리 목표를 좀 더 정밀하게 타격하기 위해서는 우주 공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21세기에 세계 강대국이 될 것이기 때문에 공군도 이에 맞춰 많은 형태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쉬 상장의 발언에 대해 한 퇴역 제독은 “중국이 소극적 방어에서 적극적 방어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 이래의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은밀히 힘을 기른다)’ 외교노선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의 ‘우주 전쟁’ 대비에 대한 강한 의지는 2007년 1월 12일 쓰촨(四川) 성 시창(西昌) 우주기지에서 지대공 미사일을 쏴 850여 km 상공에 있던 자국 기상위성 풍운1C호를 요격하는 데 성공하면서 나타났다. 중국은 이 실험 성공으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인공위성 요격 기술을 확보해 미국의 정찰위성 요격이 가능해져 미국 측을 긴장시켰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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