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8일 방한 오바마, 한국비자 신청

보통 3~4일 걸리지만 하루만에 발급될듯

4일 오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총영사관. 감색 양복차림에 진한 선글라스를 쓴 한 신사가 두툼한 서류더미를 민원창구에 내밀었다. 12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4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순방길에 오르는 미국 대표단이 낸 한국비자 신청서류였다.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기간은 18, 19일. 200여 개 비자신청서와 함께 접수된 미국 공직자들 여권에는 노란 ‘포스트 잇’으로 일련번호가 붙어 있었고 그중 1번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여권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장짜리 한국 비자신청서에 직접 사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여권에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무슬림 배경 논쟁을 일으켰던 풀 네임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적혀 있다. 비자 신청서류에는 근무지, 사무실 전화번호, 배우자의 이름, 방문 목적 등을 적는 난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직자가 18일 정도 체류할 수 있는 A2 비자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출입이 가능한 이 비자는 통상 발급기간이 3, 4일. 하지만 대사관 측은 출국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해 하루 만인 5일 오후(현지 시간) 비자 발급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비자 발급 신청은 형식적인 절차다. 비자 발급이 거부될 리도, 오바마 대통령이 여권을 직접 들고 입국심사를 거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역대 미국 대통령은 모두 오바마 대통령처럼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