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유럽이 ‘제로 금리’에 가까운 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현행 0∼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상당 기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해 당분간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FRB는 이날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틀간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RB는 또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FRB는 지난해 12월 FOMC에서 제로 금리를 결정한 이후 6차례에 걸쳐 이 표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월가는 FRB가 이번 회의에서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수정해 출구전략을 언제쯤 시행할 것인지에 대한 암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FRB가 같은 표현을 유지함에 따라 월가는 FRB가 최소한 내년 중반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활동이 상승을 지속하고 있으며 주택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낙관론을 폈다. 반면 기업은 여전히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있으며 계속되는 실업사태로 소비 증가세가 제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회복세에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주된 이유가 고용 때문이라는 것이다.
FRB가 이날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4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6%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4881달러 수준을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9% 떨어진 75.7 안팎에서 움직였다.
반면 달러화 약세로 금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물 금은 이날 2.40달러(0.2%) 오른 온스(약 31.10g)당 1087.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은 이날 장중에 온스당 1096.5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유럽중앙은행(ECB)은 5일 기준금리를 6개월째 동결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5%로 8개월째 동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