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 亞 빠른 성장세에 두가지 시선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7일 03시 00분


“부러워”
성장률 껑충… 위기서 급속 탈출
글로벌 경제회복 견인차 기대

“너무해”
中 위안화 등 통화가치 절상 억제
“무역불균형 다시 키운다” 불만

느린 경기회복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중국 한국 등 아시아의 빠른 성장세에 기대와 우려를 함께 보내고 있다.

선진국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위기를 상대적으로 빨리 극복하고 견고한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주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통화가치 상승을 억제하면서 무역 불균형을 또다시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언론은 연일 아시아의 눈부신 성장세와 주식시장 급등 등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FT는 지난달 30일자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지역의 올해 평균성장률 전망을 종전 1.2%에서 2.8%로 상향조정한 소식을 전하며 아시아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정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 등이 아직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비해 아시아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경제성장의 주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더 많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의 통화가치 절상을 억제하면서 금융위기의 핵심 원인이었던 글로벌 무역 불균형을 다시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WSJ는 2일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 대만 필리핀 태국 등이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통화의 가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며 “6, 7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무역 불균형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기고도 이어지고 있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를 통해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약세 정책이 가난한 나라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난했고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FT에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중국이 위안화 약세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WSJ는 달러가 아시아에 몰려 주식시장을 달구고 있지만 선진국 경제상황에 따라 경제가 급랭하고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며 투자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기사를 최근 잇달아 실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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