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건륭(乾隆) 황제의 옥새가 4일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팔리자 중국에서 이를 회수해 와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고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망 등이 6일 보도했다.
런던 소더비 경매회사는 이날 도자기 옥기 수공예품 등 중국 문물 261점을 경매에 부쳐 153점이 팔렸고 ‘팔징모념지보(八徵모念之寶)’ 여섯 글자가 새겨진 건륭 황제의 80세 및 재위 55년을 기념하는 옥새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옥새는 60만 파운드에 경매가 시작돼 3시간여 만에 356만9250파운드(약 69억 원)에 낙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낙찰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경매를 앞두고 중국 구매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낙찰 가격을 높였다”고 전해 중국인이 사들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매에 앞서 중국 국가문물국은 “상업적 이익을 따지지 말고 문물을 잃어버린 국가의 감정을 존중해 달라”며 경매 중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옥새 경매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에서는 누리꾼을 중심으로 “중국의 국보를 되찾아 와야 한다. 침략자들이 훔친 문물을 판매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2월 프랑스 파리의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위안밍위안(圓明園)의 토끼머리와 쥐머리 동상처럼 외국인에게 팔려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조직적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위안밍위안의 토끼와 쥐머리 동상은 영국과 프랑스군의 약탈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건륭 황제의 옥새가 언제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에 팔린 옥새는 청록색의 벽옥으로 만든 것으로 두 마리의 용이 겹친 형상이며 건륭 황제가 가장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모)’는 80세 노인을 뜻하며, ‘팔징(八徵)’은 전국시대 사상가로 추정되는 열자(列子)가 말한 인생을 포괄하는 8가지 즉, ‘지나간 것(故)과 새 것(爲), 얻음(得)과 잃음(喪), 슬픔(哀)과 즐거움(樂), 삶(生)과 죽음(死)’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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