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은 전문가 의존안해… 출구전략 상시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7일 03시 00분


■ 금융위기서 200억 달러 수익 존 폴슨의 8가지 투자법

대공황 이래 최악이라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200억 달러(약 23조2000억 원)를 벌어들인 사람이 있다. 미국 헤지펀드 ‘폴슨앤드코’의 창립자이자 펀드매니저인 존 폴슨 씨(사진).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예측하고 그 반대 방향으로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폴슨앤드코가 벌어들인 수익은 200억 달러. 같은 기간 그의 보수는 4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과 미국 토크쇼 사회자인 오프라 윈프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등 3명이 2007년에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보다 많다.

이번 투자로 뉴욕 월가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반열에 오른 그의 투자비법은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일반 투자자들이 폴슨 씨의 투자에서 참고할 만한 8가지 투자 교훈을 소개했다.

첫째, 전문가에게 의존하지 말라. 폴슨 씨는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평가회사들의 신용등급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주식을 연구하고 분석한다”며 “평가기관의 잘못된 등급이나 길거리 소문, 낡은 투자모델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필연적으로 뜨거운 맛을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가 미국 부동산 시장의 가격 폭락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모색할 때 월가의 전문가들은 모기지 상품이 안전하다고 장담했다.

둘째, 출구전략을 확보해 두라. 어떤 위기에서든 탈출할 수 있는 출구전략은 국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에게도 중요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소개한 출구전략은 현금자산 확보. 거품이 터지는 순간 일시에 모든 투자자는 현금 자산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다.

셋째, 채권시장에 주목하라. 폴슨 씨가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었던 기회는 바로 채권시장에서 나왔다. 많은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의 오르내림에 관심이 많지만 시장의 이상 징후를 먼저 보여 주는 곳은 주식시장이 아닌 채권시장이다.

넷째, 새 투자 상품을 공부하라. 폴슨 씨는 지난해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싼 가격에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금융회사를 비롯한 기업들의 부도가 증가해 CDS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폴슨 씨는 이전에 CDS에 대해 들어본 적도, 투자해본 적도 없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 CDS를 공부한 뒤 투자했다.

다섯째, 안전망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대개 투자자들은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 거품을 걱정하면서도 그 위험을 헤지(회피)할 수 있는 안전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현재의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 보험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섯째, 과거의 투자 경험이 중요하다. 이번 위기 때 돈을 번 투자자 중에는 과거 금융시장의 굴곡을 두루 경험해본 이들이 많다. 폴슨 씨 역시 20년 이상 금융시장에 있으면서 각종 투자 사례를 경험했다.

일곱째, 영원한 투자는 없다. 폴슨 씨는 지난해 은행 관련주들을 집중적으로 매도했지만 올해 들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은행주를 과감히 사들이고 있다. 투자 대상과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되며, 투자 전략과 대상도 상황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실해 보이는 투자라고 해도 ‘다걸기(올인)’하는 것은 금물. 미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베팅한 폴슨 씨는 운 좋게 성공했지만 모든 투자자에게 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행운이 따라주지 않아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

존 폴슨의 투자 교훈

①전문가에게 의존하지 말라
②출구전략을 확보해 두라
③채권시장에 주목하라
④새 투자 상품을 공부하라
⑤안전망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⑥과거의 투자 경험이 중요하다
⑦영원한 투자는 없다
⑧한 가지에 다걸기(올인)하지 말라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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