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들은 요즘 기사당(CSU) 소속의 카를테오도어 추 구텐베르크 국방장관 부부에게 열광하고 있다. 귀족 출신인 추 구텐베르크 장관(38)은 젊고 활달하고 지적인 데다 그의 옆에는 미모에 지성까지 겸비한 역시 귀족 출신의 부인 슈테파니 씨(33)가 있다. 독일 언론은 이들의 인기가 록 스타나 할리우드 스타 부부에 비견한다고 전한다. 보수정치인 칭찬에 인색한 주간 슈피겔조차 최근 “‘젤’을 발라 머리를 넘긴 고풍스러운 멋의 그는 아마도 독일에서 유일한 정치적 스타”라고 했다.
프랑켄 지방의 귀족으로 남작 칭호를 가진 그는 친가 쪽으로는 나치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하고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에 반대한 것으로 유명한 기사당의 정치인 카를 테오도어 프라이허 폰 운트 추 구텐베르크가 할아버지이며, 외가 쪽으로는 오스트리아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속한 합스부르크 로트링겐 집안의 후손으로 크로아티아의 정치인인 야콥 폰 운트 추 엘츠가 할아버지다.
그는 인문계 고교인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힘든 산악특수부대원을 자원해 군복무를 마친 뒤 대학에서 정치와 법을 공부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대충 법을 공부한 게 아니다. 2007년 바이로이트대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헌법의 발전과정’이란 제목의 법학박사 학위 논문을 제출해 최우수(summa cum laude)로 통과했다. 가족이 소유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일간 벨트의 프리랜서 기자로 일한 특이한 경력도 있다. 국방장관으로 13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헬기를 타고 독일군 기지 순찰에 나섰다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으나 무사했다.
부인 슈테파니 씨는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고손녀로 비스마르크 쇤하우젠 백작부인으로 불린다. 아동 포르노를 추방하기 위한 ‘위험에 빠진 순결(Innocence in Danger)’이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다. 여러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뿐만 아니라 수도관이나 간단한 라디오는 스스로 고쳐 쓸 줄 아는 서민적 모습도 있다.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16일 “미국의 빌 클린턴 부부,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카를라 브루니 부부처럼 이 부부는 정치를 ‘섹시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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