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한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여준 패션 스타일은 '정통 아메리칸'과 '뉴 프런티어' 스타일로 요약된다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평가다.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차콜(목탄) 회색빛이 도는 검은색 기본 투 버튼 정장을 입었다.
황의건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은 경직되거나 화려하지 않게 편안해 보이는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을 택했다"며 "모든 아이템들이 중용(中庸)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황 씨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킷은 몸에 꼭 맞거나 남는 느낌 없이 적당한 품이었다. 바지는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와이셔츠 칼라와 넥타이 폭도 중간 넓이였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해 '오바마 룩'으로 지목했듯이 재킷의 아래 단추는 잠그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사선 무늬의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붉은색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색으로 통한다. 다만 그는 선명한 빨강이 아니라, 깊은 자색(紫色)과 톤 다운된 빨강을 골랐다. 자신의 어두운 피부색과 어울리는 색을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흔히 사선 무늬 넥타이는 미국 프레피 룩(preppy look·미 동부지역 아이비리그 대학생 스타일)에서 자주 활용된다. 역대 미 대통령들이 사선 무늬를 특별히 애호했던 건 아니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별과 줄무늬가 들어간 미국 성조기를 염두에 두고 사선 무늬를 골랐을 수도 있다"며 "미국의 개척정신을 서민적이고 실용적으로 드러낸 패션"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축하행사에서는 이탈리아 '까날리' 정장을 입었으며, 평소 미 '브룩스 브라더스' 정장과 '투미' 노트북 가방 차림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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