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음주운전 단속은 매우 엄격하다. 물론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들도 전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으며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존 케리 의원의 딸과, 직전 외교위원장을 지냈고 현직 공화당 간사인 리처드 루거 의원의 부인이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두 정치 거물을 당혹스럽게 했다. 미국에서는 도로를 막고 일제 음주단속을 하지는 않지만 음주의 의심이 가는 차량에 대해서는 차를 도로에 세우게 한 뒤 음주측정을 한다.
○ 경찰 단속에 걸려 한때 구속
루거 의원의 부인 샬린 루거 여사(77)는 18일 밤 워싱턴 인근 매클린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경찰의 단속에 걸려 한때 구속됐다. 페어팩스카운티 경찰당국은 19일 “샬린 여사가 음주운전 및 뺑소니 혐의로 연행된 뒤 정식 음주 테스트를 받은 뒤 체포됐다”고 밝혔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음주 기준인 0.08%를 웃도는 0.11%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거 여사는 보석금을 낸 뒤 석방됐지만 보석금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루거 여사는 내년 1월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루거 의원 측은 성명을 내고 “사고 차량이나 주차된 차량에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다. 진심으로 사과하며 매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 혈중 알코올 농도 기준 이하
케리 위원장의 큰딸 알렉산드라 케리 씨(36)도 19일 오전 음주운전 혐의로 한때 체포됐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에 따르면 할리우드에서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인 케리 씨는 시내에서 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경찰에 적발된 뒤 즉석에서 똑바로 걷기 등의 테스트를 받았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케리 씨는 현장에서 음주측정 테스트를 거부한 뒤 경찰서에서 채혈을 통한 음주측정을 받았지만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앤젤레스 현지 언론들은 “케리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기준선인 0.08%보다 낮은 0.06%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확인을 거부했다. 케리 씨는 보석금 5000달러를 내고 오전 5시 10분경 귀가했다. 케리 위원장 측은 성명을 통해 “큰딸이 자동차 등록증이 만료된 상태에서 운전하다 경찰에 입건됐으며 정식 음주측정 결과 법정 기준을 넘지 않아 풀려났다”며 “그 이상은 개인사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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