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냥가, 죽은 다람쥐 요리 시작
“공짜 식사 나누자” 요리법 만들어
경제위기 여파 주민들 ‘주식’ 확산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로드킬(도로에서 자동차 등에 치여 숨진 것) 당한 야생동물을 ‘주식’으로 삼는 가족이 늘고 있다고 KPHO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시작은 야생동물 사냥가 웨이드 쉐퍼드 씨였다. 그는 다람쥐를 사냥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길가에서 죽은 다람쥐를 발견했다. 차에서 내려 다람쥐를 살펴보니 방금 로드킬 당한 것으로 보였다. 사냥해서 잡은 다람쥐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쉐퍼드 씨는 죽은 다람쥐를 집으로 가져왔고 깨끗이 씻어 요리했다.
이 날 이후로 쉐퍼드 씨는 사냥 후 집으로 돌아올 때면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이 없는지 일부러 살펴본다. 가끔은 부인과 얼마 전 태어난 딸을 데리고 저녁꺼리를 찾아 애리조나 사막 주변 도로를 헤매기도 한다.
혼자 즐기기엔 너무 아까운 ‘공짜 저녁’이었다. 블로그를 개설해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을 손질하는 법과 이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올렸다.
“정육점에서 볼 수 있는 고기와 비슷하다면 먹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건들지도 마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먹어도 될 것 같은 ‘고기’를 발견하면 집으로 가져와 먼저 소금물에 소독해야 한다. 소금물에 담그면 박테리아가 죽는다는 것.
소문이 퍼지자 인근 주민들도 죽은 야생동물을 찾아 나섰다. 경제위기로 얇아진 지갑을 걱정하던 주민들 사이에서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은 훌륭한 ‘공짜 단백질 보충제’가 됐다.
그렇다고 당장 끼니를 때울 목적으로만 죽은 야생동물을 먹는 것은 아니다. 쉐퍼드 씨는 “식용육류가 어떻게 사육되는지 본 적 있는가. 야생동물은 최소한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먹진 않았다”며 ‘안전한 먹거리’임을 강조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처참하게 죽은 모습을 목격하고도 먹을 수 있을까요”, “항생제나 성장촉진제 맞은 고기보단 괜찮다는 논리가 조금 이해되기도 한다”, “공짜 고기 얻으려다 교통사고 당할 수 있다”며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에선 “로드킬 당해 죽었다고 무조건 가져오다가는 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