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몽타주로 살인범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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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12시 04분


볼리비아 경찰이 살인범을 잡기 위해 공개한 '세상에서 가장 허술한 몽타주'가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볼리비아에서는 택시기사 라파엘 바르가스 씨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신은 흉기에 11차례 찔린 뒤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사건으로 추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바르가스의 동생은 사건이 발생하기 얼마 전 한 남성이 형을 찾아와 '내 아내와 당신이 외도한 사실을 알고 있다. 곧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마침 바르가스의 시신이 발견된 지역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이 바르가스와 함께 있던 남성의 얼굴이 기억난다며 몽타주를 그릴 수 있다고 나섰다.

몽타주 속 남성은 누구를 닮았다기 보다는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를 대충 그린 사람의 얼굴이었다. 굳이 특징을 꼽으라면 빗자루처럼 쭉쭉 뻗은 머리카락 정도. 몽타주 대로라면 범인은 귀도 없어야 했다.

경찰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범인의 몽타주를 공개했지만 '초등학생이 그린 낙서같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허수아비를 닮았다' 등 조롱만 쏟아졌다.

각 방송사에서 몽타주를 보도한 뉴스영상은 즉각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갔고, 인터넷 화제로 떠오르며 4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몽타주가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몽타주 공개 뒤 경찰은 용의자 한 명을 붙잡았다. 용의자가 몽타주와 얼마나 닮았을까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으나 볼리비아는 법으로 용의자의 신원 공개를 막고 있어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방송사들은 용의자를 잡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용의자의 몸에 몽타주를 합성한 영상을 내보내 또 하나의 인터넷 화제를 만들었다.

한편 20대 초반의 용의자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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