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지만 배우자보다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으려 기를 썼다. 때로는 배우자의 그늘에 가릴까 조바심을 냈고, 배우자의 앞길을 망칠 뻔한 일도 서슴지 않았다. 그들은 부부였지만 사실상 서로에게 최대의 정적(政敵)이기도 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부부.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23일 '21세기 첫 10년의 가장 화끈한 라이벌'로 클린턴 부부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뉴스위크는 백악관에서 물러난 뒤 언론과 세간의 관심권 밖에서 물러난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부부가 함께 나타낼 때마다 부인보다 더 주목을 받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꼬집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임명하려 할 때 가장 큰 장애는 다름 아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인의 새 역할을 잘 참아낼까 하는 것이었다.
뉴스위크가 다음으로 꼽은 라이벌은 컴퓨터업체 애플(매킨토시)과 마이크로소프트다. 애플은 2001년 10월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을 생산한 이래 2억2500만 대를 팔아치웠다. 이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성공신화로 이어졌다. 컴퓨터 운영체제 부문도 최근 힘을 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애플의 성공도 매출 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한참 모자란다는 것. 뒤를 잇는 라이벌은 미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 뉴스위크는 "두 팀간의 성전(聖戰)은 양 팀의 선수 임금을 상상도 못할 정도로 치솟게 했다"며 "양키스와 레드삭스를 제외한 다른 팀들의 경기를 너무 시시하게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다음은 애니메이션계의 양대 산맥 픽사와 드림웍스. 최근 10년 간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애니메이션 톱10은 모두 이 두 회사의 작품이었다. 드림웍스가 '슈렉', '마다가스카르' 같은 시리즈물과 유명 팝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거물급 유명인사의 목소리 연기로 인기를 끌었다면, 픽사는 '월-E', '업' 등에서 볼 수 있듯 실험적인 영화 기술과 독창적인 이야기로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서는 예외지만 인터넷 검색엔진의 골리앗인 구글 대 나머지 검색엔진이 뒤를 이었다. 구글 킬러를 자임하며 숱한 검색엔진이 등장했지만 번번이 나가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N서치, 윈도스 라이브서치, 라이브서치, 빙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대적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구글의 현재 시장 점유율은 자그마치 73%다.
인쇄매체 대 디지털도 라이벌로 꼽혔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미디어는 디지털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 다음 라이벌로 꼽혔다. 지난해 초까지 거의 4년간 세계 랭킹 1위를 고수하며 지존의 자리를 차지했던 페더러는 지난해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에서 나달에게 패했다. 그리고 올해 초 역시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도 나달에게 지면서 눈물을 흘렸다. 뉴스위크는 "비로소 진정한 라이벌이 됐다"고 평했다.
이밖에 지난해 미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왔던 전 알래스카 주지사 세라 페일린과 그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개그를 선보인 미 NBC방송의 코미디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계의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그리고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를 두고 사랑대결을 벌인 영화배우 제니퍼 애니스톤과 안젤리나 졸리가 화끈한 라이벌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