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와 달러화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화폐전쟁’의 저자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화제를 모은 중국의 금융전문가 쑹훙빙(宋鴻兵·사진) 환추(環球)재경연구원 원장은 25일 베이징(北京)에서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와 베이징한국경제인포럼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쑹 원장은 이날 ‘금융위기와 중국 경제의 향방’ 제하의 강연에서 “미국 경제는 소비 수출 투자 등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세 요소가 모두 부실해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 측면에서 실질실업률이 17.5%로 유럽의 9.5%보다 훨씬 높고 1930년대 대공황 시기의 실업률에 가까워 소비 여력이 적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7900만 명이 올해 소비의 정점에 도달해 2024년까지는 ‘소비 빙하기’를 맞듯 지속적으로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의 정점을 지난 세대는 수입이 줄고, 노후 대비 등으로 저축을 늘리는 등 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이자율을 내리거나 재정을 확대한다고 해서 씀씀이가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것. 일본도 1994년부터 소비 진작을 위해 비슷한 정책을 폈으나 이 같은 ‘인구 구조적 요소’에 의한 소비 위축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출도 미국은 1970년 초반 이후 달러 발행만으로도 무역적자를 보전하는 시스템에 익숙해져 당분간 반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쑹 원장은 “미국은 올해에만 120여 개 은행이 도산하는 등 금융권이 붕괴되자 지금까지 총 23조7000억 달러에 이르는 각종 구제계획을 시행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인플레 압력만 높였으며 미 경제는 사실상 ‘인공호흡기’를 차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하와 달러화 약세로 풀린 달러가 중국 한국 홍콩 등에서 자산 버블을 일으키고 있으나 내년 하반기에는 역(逆)달러캐리드레이드(저금리의 달러를 빌려 전 세계에 투자하는 것)가 나타나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혼란, 즉 제2의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쑹 원장은 “막대한 무역 재정적자에도 달러를 찍어 유지하는 미국의 현 경제시스템은 앞으로 40년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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