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첫 북-미 접촉이 8일 시작되지만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선 누구도 쉽게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임무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설득으로 제한됐을 뿐 아니라 과거 미국 특사들의 방북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았던 경험 때문이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1999년 5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2002년 10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2007년 6월, 12월, 2008년 10월) 등 과거 정권의 특사들은 북한과 직접 협상을 목표로 나섰지만 제대로 된 협상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북핵문제 해결 등을 위해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라는 구상을 갖고 방북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의 방북 이후 조명록 북한 군총정치국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북-미 코뮈니케에 합의했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방북했지만 더는 진전이 없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중동평화 문제 해결에 다걸기(올인)하면서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후 1년 9개월 만에 이뤄진 켈리 차관보의 방북도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개발 시인 파동을 낳았고 그 후 북한의 공개적인 핵개발로 이어졌다. 힐 차관보의 활동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힐 차관보는 북한에서 돌아온 뒤 쟁점이던 핵 검증문제에 대해 북한과 합의했다고 했지만 북한은 부인하고 나섰다.
국제사회가 이란 핵개발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며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핵안보정상회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를 앞둔 현 상황도 북-미 대화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든다. 미국이 핵확산 방지에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 북한에 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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