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핵미사일 은폐용 5000km 지하 만리장성”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2월 14일 03시 00분


화베이 산악지역에 구축… 2차 핵공격 능력 확보 차원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하 수백 m 깊이 동굴에 핵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을 이동 배치할 수 있는 지하 그물망식 통로 기지인 ‘지하 만리장성’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중국궈팡(國防)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의 지하기지 일부가 이미 완공됐으며 지금도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궈팡보는 제2포병부대 공병부대가 현재 건설 중인 모 지하 미사일 기지 현장은 대낮처럼 불이 밝았으며 사람들은 이곳을 ‘지하 만리장성’으로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지하 미사일기지는 상당히 견고해 지하벙커 파괴용으로 수십만 t의 핵탄두 몇 기를 퍼부어도 끄덕 없을 정도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지하 미사일 시설은 그 같은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중국핑룬(評論)은 분석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 병력이 지하 미사일 기지에서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과 함께 기지에서 출동하고 있다. 사진 중국핑룬 인터넷페이지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 병력이 지하 미사일 기지에서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과 함께 기지에서 출동하고 있다. 사진 중국핑룬 인터넷페이지
지하 미사일 기지 중 가장 중요한 시설은 화베이(華北)의 모 산악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내부 터널 길이가 5000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미사일기지에 대해 중국의 제팡쥔(解放軍)보가 1995년 “수만 명의 제2포병부대 병력이 10여 년에 걸쳐 중요한 국방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 일부 보도했다. 이어 관영 중국중앙(CC)TV도 2008년 3월 24일 ‘군사실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만리장성 공정’이라는 이름을 처음 공개하며 ‘지하 핵 반격시설’ 건설이 진행 중임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자세히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중국궈팡보와 양즈완(揚子晩)보 등 중국 매체들이 이 같은 중국의 핵심 군사시설을 보도하도록 한 것은 핵 작전체계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하 만리장성’은 미사일을 차량에 탑재해 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안전성과 고정식 발사의 정확성을 함께 갖춘 체계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하에 그물망처럼 깔린 통로로 핵미사일을 이동시키면서 유사시에는 미리 마련된 지면의 미사일 발사 장소로 노출해 발사하도록 한다는 것. 지하 만리장성의 통로에는 차량이 신속히 이동할 수 있도록 노면에 궤도도 설치되어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체계로 핵 공격을 당한 후에도 2차 핵공격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중국이 1979년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5를 배치할 때 진짜와 가짜 발사기지 24곳을 운영했는데 점차 정밀해지는 위성감시 장치 때문에 효과가 없어지면서 수백 m 지하에 미사일을 은닉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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