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아들이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마이크로 블로깅 사이트 ‘트위터(Twitter)’에 글을 올린 미국인 엄마가 비난을 받고 있다고 ABC뉴스 등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18세, 11세, 2세 등 세 아들의 엄마인 셸리 로스 씨(37)는 트위터에서 ‘밀리터리 맘(Military Mo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4일 오후 5시 22분(현지 시간) 트위터에 “안개가 자욱하다. 닭장에 닭을 가두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 1분 뒤 둘째 아들 크리스가 911에 전화를 걸었다. 동생 브리슨이 수영장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는 것.
구조대원은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 후 아기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이 사이 로스 씨는 “모두 기도해 달라. 두 살 난 아들이 수영장에 빠졌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5시간 후, 그는 이번에는 “하늘나라로 떠난 우리 아기를 기억해 달라”는 글과 함께 브리슨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아들의 죽음을 5300여 폴로어에게 알렸다. 몇 분 후엔 또 다른 사진까지 올렸다.
그가 아들의 죽음을 트위터로 ‘생중계’하자 미국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소셜네트워킹 전문가와 그의 지인들은 그가 도움을 청하는 올바른 방법을 선택했다고 옹호하기도 했지만 일부에선 그녀가 트위터를 하는 시간을 아들에게 쏟았으면 아들이 죽지 않을 수 있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 트위터를 실시간으로 봤다는 매디슨 맥그로 씨는 “처음 글을 봤을 때는 너무 안타까웠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들이 사경을 헤매는 동안 엄마가 트위터를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그의 한 지인은 “200명의 친구에게 전화로 아들의 죽음을 알리는 것보다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옹호했다.
비난이 집중되자 로스 씨는 “트위터로 상황을 실시간 중계한 것은 아니다”며 “누구도 나에게 글을 올린 이유를 물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를 비난하는 이들은 자신의 트위터를 홍보하려 괜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한편 로스 씨의 남편은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관심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어찌됐건 미국 경찰은 구조대에 신고가 접수되기 1분 전에 로스 씨가 트위터에 글을 올린 대목을 조사하고 있다. 로스 씨는 경찰 측에 수영장에서 물에 빠진 아들을 발견해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으며 그동안 둘째 아들 크리스가 신고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