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폐막한 덴마크 코펜하겐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 결과에 대해 세계 주요 언론들은 “전반적으로 미흡하지만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회담의 양대 축이었던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선진국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의 진전으로 앞으로 몇 년간 (지구온난화에 대해) 국제사회가 취해야 할 행동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고,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부장도 “중요하고 긍정적인 결과”라고 반겼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이 이번 합의가 부족하다고 말하겠지만 많은 것을 이뤄내기도 했다”고 평가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합의문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책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단의 루뭄바 디아핑 대표는 아프리카 주민들은 “지구온난화로 세계인들이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나치가) 유럽에서 600만 명을 소각로로 몰아넣은 것과 같은 생각에서 나온 합의”라고 맹비난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태평양의 작은 섬 국가 투발루의 이언 프라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운명은 당신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좀 더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 국제적 구호단체 옥스팜도 “기후변화의 재앙적인 결과를 막고 가난한 국가들의 대응을 지원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역사적 배신”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합의문은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가졌던 최소한의 기대조차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이번 합의문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구속력 있는 서약서는 아니지만 앞으로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구속력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온실가스 감축 자체에 대해 아무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논의가 자금 문제에 집중된 것을 지적하며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술을 끊기보다는 간 이식을 위해 돈을 모으기로 한 것이나 같다”고 했다.
반면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혼란과 시위, 일정 연기 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산림보호 등이 합의문에 포함된 것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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