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스나이더 미국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사진)은 21일 북한의 권력 승계 시나리오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에게 권력이 승계되거나 집단지도체제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관리된 권력 승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1999년 ‘벼랑 끝 협상’이란 책을 낸 뒤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스나이더 소장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하는 계간지(워싱턴 쿼터리)에 올린 ‘김정일 후계자의 딜레마’라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의 권력은 △관리된 권력 승계 △경쟁적 권력 승계 △권력 승계 실패 등 3가지 중 하나의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중 스나이더 소장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본 관리된 권력 승계는 김 위원장의 아들 중 한 명이나 집단지도체제로 권력이 성공적으로 이양되는 것으로 “북한의 새 지도부는 북한 내의 정치적 통제를 공고화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획득하기 위해 핵무기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경쟁적 권력 승계가 이뤄질 경우 북한 내 여러 파벌이 권력 쟁투에 나서면서 내전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 경우 서로 다른 외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북한 내 파벌이 대리전 성격의 내전을 벌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스나이더 소장은 “권력 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실패하면서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붕괴할 경우 한국이 북한을 흡수할 자연스러운 후보”라고 내다봤다.
한편 스나이더 소장은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주석 사후 김 위원장으로의 권력 승계가 비교적 매끄러웠던 것과는 달리 3대 권력 승계는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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