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사후 ‘관리된 권력 승계’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한반도전문가 스나이더 소장 “세습이나 집단지도체제 가능성”

스콧 스나이더 미국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사진)은 21일 북한의 권력 승계 시나리오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에게 권력이 승계되거나 집단지도체제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관리된 권력 승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1999년 ‘벼랑 끝 협상’이란 책을 낸 뒤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스나이더 소장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하는 계간지(워싱턴 쿼터리)에 올린 ‘김정일 후계자의 딜레마’라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의 권력은 △관리된 권력 승계 △경쟁적 권력 승계 △권력 승계 실패 등 3가지 중 하나의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중 스나이더 소장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본 관리된 권력 승계는 김 위원장의 아들 중 한 명이나 집단지도체제로 권력이 성공적으로 이양되는 것으로 “북한의 새 지도부는 북한 내의 정치적 통제를 공고화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획득하기 위해 핵무기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경쟁적 권력 승계가 이뤄질 경우 북한 내 여러 파벌이 권력 쟁투에 나서면서 내전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 경우 서로 다른 외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북한 내 파벌이 대리전 성격의 내전을 벌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스나이더 소장은 “권력 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실패하면서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붕괴할 경우 한국이 북한을 흡수할 자연스러운 후보”라고 내다봤다.

한편 스나이더 소장은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주석 사후 김 위원장으로의 권력 승계가 비교적 매끄러웠던 것과는 달리 3대 권력 승계는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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