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 히브리어엔 타인을 위한 좋은 일을 일컫는 ‘체다카(tzedakah)’란 말이 있습니다. 이슬람 문화에도 ‘자카트(zakat·자선)’란 게 있죠. 남에게 베푸는 것, 그게 크리스마스의 참뜻 아닐까요?”
25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 주 폰티액 시에서 유대인과 이슬람 신도가 함께 성탄절을 즐기는 이색 만남이 이뤄졌다. 미시간 이슬람 지회는 “하누카(유대교식 성탄절)를 맞아 ‘미츠바(Mitzvah·성년식)’ 등 지역 유대인 행사에 이슬람계 4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종교와 인종이 뒤섞인 ‘멜팅 포트(melting pot)’ 미국에서도 평소 껄끄럽게 여기는 무슬림과 유대인이 같이 크리스마스 모임을 갖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이번 만남은 두 종교 단체가 ‘지역사회 공헌과 구호’란 큰 그림에 합의하며 성사됐다. 최근 미시간 유대교 지역협력회의가 “봉사를 위해 어떤 단체와도 손 잡겠다”고 밝히자 이슬람 지회가 “환영한다”며 화답한 것. 두 단체는 크리스마스이브부터 폰티액 시 영세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빈민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했다. 무슬림의 유대교 성탄행사 참여는 두 종교의 이번 화합을 기념하고자 한 것. 유대교 회의의 로버트 코언 상임대표는 “서로 다르지만 신실한 두 종교인들의 믿음이 함께 아름다운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말했다.
미시간 이슬람과 유대교 지역사회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두 종교의 행사나 축제에 서로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빅터 벡 이슬람 지회장은 “중동에서 두 종교가 험악한 상황임을 잘 알지만 한동네에서 어울리는 우린 다르다”며 “이번 만남은 두 종교 간에 이해와 협력의 다리를 놓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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