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토야마-오자와 엇갈린 신년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4일 03시 00분


은인자중 vs위풍당당
공식행사 않고 차분, 블로그 개설 글 띄워
자택에서 거창한 하례, 의원 166명 세배 받아

새해 첫날을 맞아 일본의 두 거물 정치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의 행보가 묘한 대조를 이뤘다. 하토야마 총리는 공식 행사를 삼간 채 인터넷 블로그와 트위터를 개설하는 등 차분한 새해를 맞은 반면 오자와 간사장은 자택에서 16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의 세배를 받으며 세(勢)를 과시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1일 개설한 ‘하토카페’라는 블로그에 자신이 직접 찍은 총리관저 사진을 싣고 “국민과의 정치적 거리감을 좁히고 이 나라를 함께 바꿔가는 첫걸음으로 블로그를 열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정치자금 허위 기재 등의 문제로) 지난해 많은 이에게 골칫거리를 안겨줬다. 여러분의 말에 귀 기울이며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이튿날에는 지난해 말 인도 방문 당시 마하트마 간디 영령비에 헌화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다짐을 새롭게 했다”는 글을 싣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날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140자 이내의 단문 메시지를 올릴 수 있는 미니 블로그 ‘트위터’도 함께 열고 새해 인사와 블로그 개설 소식을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취임 직후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던 하토야마 총리가 리더십 문제와 정치헌금 스캔들에 휘말리며 취임 100일 만에 지지율이 40%대로 추락하자 신뢰 회복을 위한 ‘블로그 정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오자와 간사장은 1일 도쿄 세타가야(世田谷) 구 자택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의 40%가 넘는 166명의 신년 하례를 받으며 민주당 최고 실세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해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초선 의원과 중진 의원으로 나눠 1, 2부로 진행된 하례식에는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 등 주요 내각 인사도 참여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인사말에서 “스스로(민주당)의 손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법안을 가결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면서 7월에 있을 참의원 선거에서 단독 과반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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