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두바이가 4일(현지 시간) 개관식과 함께 UAE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통치자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의 이름을 본뜬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로 개명했다. 부르즈는 ‘탑’을 뜻한다.
그동안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던 부르즈 칼리파의 공식 높이도 이날 828m로 공식 발표됐다. 이전까지 세계 최고층 빌딩은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타이베이 101’(508m)이었다.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두바이 통치자는 이날 빌딩 앞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개관행사에서 “인류 최고 높이의 건물을 갖게 됐음을 선포한다”며 “위대한 프로젝트에 위대한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빌딩 개명은 개관식 직전까지 극비로 부쳐졌다. 이날 오전 시행사가 배포한 공식자료에도 부르즈 두바이로 표기했었다. 특히 두바이 정부는 개관식을 당초 UAE 건국기념일(지난해 12월 2일)에 치르려다 알막툼 두바이 통치자의 취임 4주년 기념일인 이달 4일로 연기할 정도로 부르즈 두바이를 두바이의 새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는 애착이 강했다. 따라서 이웃 형제국인 아부다비 통치자의 이름을 딴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를 비롯한 외신은 이번 개명을 “두바이가 아부다비에 전한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 선언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바이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주는 칼리파 아부다비 통치자에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부다비 정부는 두바이에 지난해부터 세 차례에 걸쳐 250억 달러를 지원했다. 게다가 두바이는 5월 만기인 260억 달러 채무 상환을 놓고 채권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어 아부다비의 지속적인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칼리파 아부다비 통치자의 이름을 붙이자는 아이디어는 알막툼 두바이 통치자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UAE를 구성하는 7개 지방정부 중 양대 축인 아부다비와 미묘한 경쟁 관계를 유지해온 두바이가 이제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아부다비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부다비 정부는 지원에 대한 보답으로 에미레이트항공 등 두바이의 굵직한 사업권을 넘겨받길 희망해왔다.
한편 부르즈 칼리파의 유리창 닦기 계약은 호주의 ‘콕스 고밀’사가 맡게 됐다. 콕스 고밀 측은 “건물의 유리창은 2만4830개로 총면적은 12만 m²(축구장 약 16개 크기)가량이며 알루미늄 패널 면적까지 포함하면 닦을 총면적은 16만4500m²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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