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트남 ‘파라셀군도의 결투’ 재연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7일 03시 00분


1974년 海戰벌인 분쟁지역
中 “1급 국제관광지로 개발”
베트남 “즉각 중단하라” 반발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파라셀(중국명 시사·西沙) 군도를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히자 베트남이 중단을 요구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양국이 마찰을 빚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6일 중국 하이난(海南) 성 당국이 조만간 대륙에서 조직한 여행단을 파라셀 군도에 보내는 등 앞으로 이곳을 ‘1급 국제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007년 11월 하이난 성의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파라셀 군도 판사처(사무소)를 승격시켜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매클스필드(중국명 중사·中沙) 군도 및 주변 260여 섬을 관할하는 싼사(三沙) 시를 신설해 영토 편입을 본격화했다. 중국과 베트남은 이곳을 두고 분쟁을 벌이다 1974년 1월 ‘파라셀 해전’을 벌였으며 중국은 이후 군도 일부에 군사시설을 설치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이미 시험 관광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셀 군도에는 현재 중국군의 군사시설과 임시숙소만이 일부 있으며 일반 대중의 관광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라셀 군도는 산호초로 둘러싸인 멋진 해변과 맑은 물로 최적의 관광조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관광지 개발계획이 알려지자 베트남 외교부의 응우옌푸옹응아 대변인은 “중국은 즉각 계획을 중단하라”며 “이 같은 조치는 인근 해역 관련국 간에 긴장을 조성하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난 성의 한 관리는 “베트남이 시위를 하든 말든 관계없다. 우리 주권지역이니 우리 맘대로 할 수 있다”며 강경자세를 보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도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사·난사 군도에 대해 중국은 논쟁의 여지없이 주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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