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발생 30분전에도 통화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 한국인 4명 투숙호텔 붕괴

의류업체 직원들 현지 출장
연락끊긴 나머지 1명은 교민
현지있던 70명 중 65명 무사

12일 지진으로 중앙아메리카 아이티가 큰 피해를 본 가운데 현지 한인 5명의 연락이 두절돼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아이티를 관할하는 도미니카공화국 주재 한국대사관 이언우 영사에 따르면 아이티 현지에는 교민을 포함해 7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현지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섬유·봉제업체 직원 및 가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아이티 강진으로 붕괴된 카리브 호텔에 현지로 출장 간 의류업체 대표 강모 씨(49) 등 4명이 투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호텔 붕괴 당시 이들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봉제업체 I사의 대표인 강 씨는 회사 직원 정모(37), 김모 씨(42·미국 영주권자) 등 3명과 함께 12일 오전(현지 시간) 아이티에 입국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5성급 카리브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 씨의 지인인 전모 씨(41)는 “지진 발생 30분 전에도 강 사장과 통화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강 사장이 통화에서 ‘조금 있다 미팅 때문에 나가려고 한다’고 말하고 통화를 끝낸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강 씨가 경영하는 봉제업체 I사는 이날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현지와의 연락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I사 관계자는 “우리도 너무 답답하지만 연락이 안 돼 아무 얘기도 해줄 수 없다”며 “외교부에서 내일 현지로 직원을 파견한다고 했으니 날이 밝으면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I사 관계자 외에 연락이 두절된 나머지 1명은 개인사업을 하는 교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이 끊긴 5명 외에 아이티에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이선희 소령(여)과 교민 등 나머지 65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아이티를 관할하는 주도미니카 대사관의 영사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장 등 4명은 현지 교민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차편으로 포르토프랭스를 향해 떠났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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