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는 자연을 우상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교황청 언론들 “황홀하지만 진실 빠진 영화”

“영화 ‘아바타’의 특수효과는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이 영화는 자연친화적인 메시지를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킨(simplistic), 감상적인(sappy) 영화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3차원(3D)영화 아바타가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바티칸 교황청 언론들이 영화를 혹평하고 나섰다. 아바타는 언옵타늄이라는 광물을 빼앗으려는 인간과 가상의 행성 ‘판도라’에 사는 파란색 외계 생명체 나비(navi)족의 대결을 그렸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아바타가 “자연숭배와 관련된 강신술(spiritualism)에 빠져 있다”며 “영화의 기술은 감각을 마비시킬 정도로 황홀하지만 진실한 감정은 부족하다”고 평했다. ‘바티칸 라디오’는 “생태계를 새 밀레니엄 종교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짜 독트린에 눈감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평소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해 ‘녹색 교황’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자연을 우상시하는 것도 경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9일 로마에서 영화의 시사회가 열렸고 16일 개봉된다.

아바타 논란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5일 “영화 속 지구인들이 판도라에서 자원을 캐기 위해 나비족을 학살하는 내용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전쟁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금연단체의 하나인 ‘담배 없는 영화’는 잡지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 리포터’에 영화에 주연급으로 나오는 시거니 위버가 연기한 과학자 그레이스 오거스틴 박사의 흡연 장면을 문제 삼았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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