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등으로 인한 인류 멸망 위협을 시간으로 표시해 가늠하는 ‘운명의 날 시계(The Doomsday Clock)’가 이전보다 1분 늦춰진 오후 11시 54분으로 조정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시계를 관리하는 미국 핵과학자회(BAS) 과학자들은 14일 인류를 전멸시키는 핵무기와 기후변화 등 2개 위협에 대한 상황이 “이전보다 희망적이 됐다”며 2007년 오후 11시 55분에 맞췄던 분침을 1분 늦췄다고 발표했다. 1995년 오후 11시 46분으로 조정한 뒤 3차례에 걸쳐 모두 0시에 가까이 갔으나 이번에 15년 만에 처음으로 늦춰졌다.
‘운명의 날 시계’는 핵과학자들이 인류 멸망 위협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장치다. 인류 멸망을 0시로 정하고 세계의 군사, 정치,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해 분침을 앞당기거나 늦추는 식으로 지구 멸망 위협의 증가 또는 감소를 나타내도록 돼 있다.
핵과학자회보는 “미국과 러시아 간에 핵무기 감축을 위한 실용적인 접근, 이란의 핵 연료봉 재처리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란의 협상 등으로 현재 우리는 인류를 구하고 지구 환경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맞고 있다”며 “결코 이 기회를 무산해서는 안 된다”며 세계 각국의 노력을 촉구했다.
핵과학자회보의 ‘운명의 날 시계’ 분침 조정은 1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저명한 과학자들과의 협의 등을 거쳐 이뤄진다. 1947년 인류 멸망 7분 전을 가리키면서 시작됐으며 이번까지 19번 조정됐다. 1953년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0시 2분 전으로 멸망에 가장 가까운 시간을 나타냈으며 냉전 종식 뒤 평화 무드가 만들어지던 1991년에는 오후 11시 43분까지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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