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남겠다”… 꼬리내린 구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슈미트 CEO “인터넷 검열 유감이지만 사업은 계속”
中언론-누리꾼 “정부 상대로 도박 실패하자 말바꿔”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이 중국의 검열에 맞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가 타협안을 찾아 ‘중국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인터넷 언론 자유를 놓고 벌어진 구글과 중국 정부의 힘겨루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 씨(사진)는 뉴스위크 최근호(25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인터넷 자유 제한에도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씨는 “중국은 구글이 검열을 받아들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로 매우 불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구글은 다른 회사와 성격이 다르고 중국에서의 회사 운영은 항상 복잡하다”고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하지만 중국에서 철수하는 것보다 중국에 계속 남는 게 중국 인민을 포함해 모두에게 더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정보의 자유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중국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미트 씨는 “구글은 여전히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하지만 검열을 받고 싶지 않은 심정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2일 미국 구글 본사의 법률문제 최고책임자 데이비드 드러먼드 씨는 “구글의 검색 결과를 검열하라는 중국 정부의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혀 큰 파장을 낳았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8일 “자신들의 충동적인 행위가 상상외로 중국 누리꾼들에게 큰 분노를 일으키고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도박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알고는 구글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리꾼 조사에서는 구글이 중국에 다시 남는 것에 반대한다(45%)는 의견이 찬성(26%)보다 높았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미 국무부는 15일 구글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열에 정식 항의 외교문서를 보내 외교문제화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사자인 구글이 꼬리를 내려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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