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11명이 여중생 1명 집단폭행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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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13시 42분


중국에서 남자 중학생 11명이 여학생 1명을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남학생들은 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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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해 11월 23일 중국 윈난(雲南) 성 쿤밍(昆明) 시의 한 중학교 인근 야산에서 발생했다. 동영상에는 남학생 여러 명이 공포에 질린 여학생 한 명을 둘러싸고 발로 짓밟거나 뺨을 때리면서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나온다.

여학생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우는 듯 보이지만 남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들은 급기야 여학생의 눈을 천으로 가리고 언덕 위에서 떠밀어 강물에 빠뜨리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연출했다.

남학생들은 여학생이 물에서 나온 뒤에도 나무 막대기로 머리를 내려치며 괴롭혔다. 여학생은 도망치지만 이내 붙잡혀 머리, 복부 등 온몸을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으며 폭행을 당한다. 이들은 여학생을 다시 언덕 위로 끌고 가서 강물에 빠뜨린다.

중국 누리꾼들은 특히 가해 학생들이 폭행하던 중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깔깔대며 웃는 모습에 경악했다. 동영상은 9분 46초 분량으로 피해 여학생은 최소 10분 이상 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동영상은 이를 촬영한 남학생이 재미 삼아 인터넷에 올린 뒤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찰은 8일 이 영상을 보고 조사에 착수해 피해자가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며 폭행에 가담한 남학생이 11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남자 중학생들의 잔혹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은 15일 중국 일간 셩훠신바오(生活新報)의 보도로 알려졌다. '11.23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동영상 파문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중국 교육당국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17일 조사위원회를 마련해 사건의 진상을 구체적으로 조사하는 한편 해당 지역 교육국 간부와 중학교 교장을 파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최근 이 같은 청소년 집단폭행과 이를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는 일이 늘고 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원가의 '왕따' 문제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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