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목사 뜻 기리며”… 오바마가족, 노숙인 급식봉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0일 03시 00분


18일 점심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의 한 사회봉사단체 구내식당. 40년 동안 워싱턴 시내의 노숙인이나 굶주린 사람들에게 무료급식을 해 온 ‘다른 이들이 먹을 수 있게(SOME)’라는 단체를 찾은 사람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점심 나눠주기 봉사활동을 위해서였다. 1968년 사망한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에는 부인 미셸 여사와 사샤, 말리아 양 등 두 딸과 장모 메리언 로빈슨 여사도 함께했다.

야구모자와 셔츠 차림에 녹색 앞치마를 두른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을 찾은 노숙인과 극빈자들 150여 명에게 닭고기 요리와 감자샐러드, 야채믹스와 빵 등을 손수 배식했다. 미셸 여사와 두 딸은 커피와 후식 등을 나눠줬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예정에 없이 이뤄졌고 오바마 대통령이 나눠주는 음식을 먹던 한 흑인 여성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저녁에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킹 목사 기념 뮤지컬 ‘자유의 종이 울리게 하라’를 관람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킹 목사의 뜻을 기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킹 목사는 그의 일생을 사회 정의와 모든 사람의 평등을 위해 바쳤다”며 “하지만 40년도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할 일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을 살아가는 미국인들은 킹 목사의 위대한 뜻을 기리는 데 그치지 말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를 일상의 삶으로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적십자사 재난센터를 찾아 아이티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는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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