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이티 점령’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군이 아이티에 병력을 본격 배치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19일(현지 시간) 해병대 병력 2200명을 포함해 아이티와 연안 지역에 1만1000명의 병력을 배치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아이티에 3500명을 추가로 파병하기로 결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블랙호크 헬리콥터 편대에 나눠 탄 미군 제82공중강습사단 병력 100여 명은 19일 강진으로 부서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궁 주변에 내려 이 일대를 장악했다. 미군 병력은 수천 명의 난민이 텐트를 치고 머물고 있는 대통령궁에 내려 수색을 마친 뒤 대통령궁 옆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곳에서 물과 음식 등 생필품을 현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일단의 미 해병대원도 아이티 남서부 해안에 상륙했다. 미 국방부는 “해병대 22사단이 포르토프랭스 서쪽 해안에 상륙 거점을 마련했다”며 “아이티에 급파한 2200명의 해병대 병력 가운데 800명을 상륙시켰다”고 밝혔다.
아이티의 치안이 점점 불안해지자 유엔은 평화유지군의 추가 파병을 결의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아이티의 구호활동 지원과 치안 유지를 위해 1500명의 경찰력과 2000명의 평화유지군 등 총 3500명의 병력 추가 파병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추가 파병안은 아이티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제안한 것이다.
현재 아이티에는 9000여 명의 군인과 경찰이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으로 활동 중이며, 이날 추가 파병안이 통과됨으로써 지원단의 병력 규모는 총 1만2651명으로 증강됐다. 이들은 앞으로 6개월간 주둔하면서 인도적 지원 물자의 호송작업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이티 정부는 지진 사태로 사망이 확인된 사람만 7만5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지진으로 25만 명이 다치고 수백만 명이 거처를 잃었다”며 “이재민을 위한 숙소와 식량, 식수, 의약품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2일 리히터 규모 7.0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던 아이티에서는 20일 또다시 규모 6.1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USGS는 이날 오전 6시 3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북쪽으로 56km 떨어진 곳에서 리히터 규모 6.1의 지진이 일어 건물이 흔들리고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밝혔다. 진앙의 깊이는 10km라고 USGS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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