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조치 가시화에 美-유럽 급락… “견고한 성장” 발표에 아시아는 반등
금리인상-위안화 절상 가능성
중국의 수출 크게 줄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큰 타격 없을듯
중국이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중국이 긴축 움직임을 가시화하자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하더니 중국이 견고한 성장률을 발표하자 아시아 증시는 곧바로 반등해 급등세를 보였다. 중국경제 움직임에 따라 세계 증시가 ‘울고 웃는’ 모습이다.
중국이 추가적인 긴축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20일(현지 시간) 미국 유럽 등 각국의 주가가 급락하고 달러와 국채 가격이 상승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2.28포인트(1.14%) 내린 10,603.15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한때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19포인트(1.06%) 내린 1,138.04를, 나스닥지수는 29.15포인트(1.26%) 내린 2,291.25를 나타냈다.
유럽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지수도 1.67% 하락한 5,420.80,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지수는 2.01% 하락한 3,928.95,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30지수는 2.09% 내린 5,851.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 것은 중국이 인플레를 우려해 최근 시중의 유동성을 축소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중국의 고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홍콩 언론들은 중국 런민(人民)은행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데 이어 기준금리를 0.27%포인트 인상키로 했으며, 시중은행들에 신규 대출을 억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은 신규대출 중단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긴축조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중국경제 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앞서 중국은 12일 런민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전격적으로 0.5%포인트 인상해 16%로 조정했다. 또 런민은행은 1년물 국채 금리도 이달 들어 두 차례나 인상했고 21일에는 3개월물 국채 금리도 0.04%포인트 올렸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머지않아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 등 강력한 긴축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유럽 증시 마감에 이어 21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도 중국 정부의 긴축 영향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본 중국 한국 등 주요국 증시들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중국의 견고한 성장률 발표 등에 따른 것이었다.
중국의 성장률은 ‘양날의 칼’과 같다. 성장률이 하락하면 세계 경제의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지나치게 높으면 과열이 우려돼 긴축 조치가 뒤따르게 된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중국경제 움직임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중국경제가 1분기(1∼3월)에는 긴축 조치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중국의 수출이 급감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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