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이 발생한 지 2주 만에 국내 개인들의 기부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 주요 구호단체에 접수된 기부액이 지진이 일어난 첫 주말(15∼17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
26일 굿네이버스와 유니세프, 네이버 해피빈 등 아이티 지진 성금 모금액을 공개한 구호단체 3곳에 따르면 주말인 22∼24일 이들 단체의 총모금액은 15∼17일의 30% 수준인 2억6700만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티 참사가 처음 보도된 주말에는 이 세 곳에 접수된 성금만 9억 원에 달했다. 특히 굿네이버스는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기부금이 80% 줄었다.
다른 구호단체들도 지난주보다 모금액이 줄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허수정 팀장은 “15일 이후 지속적으로 모금액이 감소해 최근에는 첫 주 대비 70%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역시 계좌 입금액은 늘었지만 개인 기부가 많은 ARS 모금액이 첫 주 2억4000만 원에서 1억4000만 원까지 줄었다.
기부에 참여하는 시민의 수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구호기관인 월드비전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은 첫 주말 2만3000명에서 지난 주말 1만4000명 정도였다. 유니세프의 개인 기부자도 1000명에서 300여 명까지 떨어졌다.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아이티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드는 것에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굿네이버스 김중곤 아이티 상황실장은 “비록 2004년 동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사태나 2005년 파키스탄 강진 때보다 국내 모금액은 크게 늘었지만 시민들의 참여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며 “앞으로 아이티에 장기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개인 모금액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의사 결정에 시간이 걸리는 기업들은 지난 주말부터 후원금을 내고 있다”며 “그나마 기업들의 참여도가 높아지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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