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내 3개 고급 호텔에서 25일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26일에는 바그다드 중심부에 위치한 이라크 경찰 건물이 자살폭탄 공격을 받았다.
AP통신은 테러범이 폭탄을 실은 트럭을 몰고 바그다드 타하리야트 광장에 있는 범죄과학수사연구소 건물 벽을 들이받아 경찰관 12명을 포함해 18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 3층 건물의 1, 2층이 크게 부서지면서 매몰된 사람이 적지 않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5일 오후 셰러턴호텔 등 3개 고급 호텔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로 사상자도 사망 41명, 부상 106명으로 늘었다.
다른 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돼온 고급 호텔과 경찰 건물이 연달아 대형 폭탄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됨에 따라 이라크 정부의 치안유지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3월 7일로 예정된 총선거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25일 3개 호텔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는 화학무기로 양민을 학살해 ‘케미컬 알리’로 불리는 알리 하산 알마지드 전 이라크 남부군 사령관에 대한 사형 집행 사실을 이라크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직전에 일어나 사형 집행과 테러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라크 정부는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손을 잡은 바트당 세력을 지목하고 있다. 알리 알다바그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폭탄테러는 사담 후세인 전 정권과 연계된 바트당 저항세력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알다바그 대변인은 이번 테러가 알마지드의 처형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라크 정치분석가 하짐 알누아이미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테러범들은 전 세계에 ‘이라크 정부는 외국인에게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총선 전까지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세력들의 선거 방해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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