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7일 국정연설에서 웬만한 나라는 한두 번씩 언급된 반면 주요국 중에서 일본만 쏙 빠진 데 대해 일본 측이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계속되고 있는 미일 갈등으로 인해 미국이 의도적으로 홀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29일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시장 개척을 강조하면서 경쟁상대로 거론한 나라는 중국 독일 인도 3개국이었다”며 “저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긴장이 계속돼온 미일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주목됐지만 언급 자체가 없었다”며 “한국에 대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주요 파트너로 예를 들었으나 일본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진의에 대해 여러 억측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고속철도를 언급하면서 “세계 최고속도의 철도를 가진 나라가 유럽이나 중국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고 한 것은 일본에 뼈아픈 대목이다. 신칸센의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당시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고속철도 부탁을 했는데도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모른 척했다는 것.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국정연설에서는 태양광발전과 관련해 독일과 일본을 언급했으나 이번엔 클린에너지 대목에서 중국과 인도만 거명했다.
일본 언론과 정치권은 긴장관계에 있는 일본에 대한 불만과 장기 불황으로 인한 관심도 저하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