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와 중국 영화 ‘공자(孔子)’가 중국에서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바타는 지난달 4일 중국에서 상영을 시작한 후 줄곧 관객 순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3주 만에 표 판매 가격이 6억9400만 위안으로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넘었다. 중국에서 1억 달러를 넘은 영화는 아바타가 처음이라고 ‘중국영화보’가 전했다. 주간 수입도 1월 셋째 주 관객수 335만2800여 명에 1억7200만 위안으로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2012’의 1억1800만 위안을 넘어섰다.
이에 비해 지난달 22일 개봉한 공자는 셋째 주의 사흘간 관객수 80만2000여 명에 입장료 수입은 2800만 위안에 그쳤다. 저우룬파(周潤發) 등 유명 배우를 대거 등장시켜 3년여에 걸쳐 제작한 공자가 아바타의 위세에 눌려 일부에선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자를 상영하기 시작한 때에 맞춰 3차원(3D) 영화 상영이 가능한 극장 외에는 아바타 상영을 할 수 없다는 조치도 나왔다. 공자의 흥행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중국은 현재 3D 영화관 외의 영화관 중 50%가량에서 공자를 상영하고 있다고 광저우(廣州)일보는 전했다.
아바타의 인기가 높아지자 후난(湖南) 성은 유명 관광지 장자제(張家界)에 있는 한 산의 이름을 아바타 영화 속에서 공중에 떠 있는 섬의 이름을 따서 ‘아바타 할렐루야’로 바꾸기도 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 아바타 제작팀이 2008년 4일간 이 산을 촬영해 갔으며 모양이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바타 제작팀은 이곳이 아니라 안후이(安徽) 성의 황산(黃山) 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관객들의 아바타 열풍보다는 연일 영화 공자를 소개하며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발행되는 신징(新京)보는 공자가 상영을 시작한 지난달 22일 ‘공자춘추’란 제목 아래 12개 면에 걸쳐 특집 기사를 싣기도 했다. 중국 문화를 대표하는 공자가 할리우드에 밀려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04년부터 해외에 공자학원을 설립해 현재 87개국 300여 곳에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 보급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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